[마포 맛집] 흑백요리사 최지형 셰프가 운영하는 미슐랭 순대 오마카세 '리북방' 후기

최근 넷플릭스에서 흑백요리사를 보다가 어디에서 본듯한 셰프님이 나오셨더라구요. 최지형 셰프님은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백수저 셰프 중 한 명으로, 세계 최초 순대 오마카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순대 오마카세라니!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스시나 한우 오마카세와 달라 SNS에서 핫했던 곳이었죠.  순대를 너어어무 좋아하는 저로서는 안가볼 수가 없는 곳이었어요. 식당은 마포에 위치해있고 캐치테이블로 예약해야만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몇 년 전에도 워낙 인기가 많아서 예약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도 방송을 타면서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함경도 출신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이북식 전통 순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북방에서 우리가 익숙한 순대와는 다른 고급스러운 이북식 순대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맡김 차림 상세 소개

리북방은 오마카세답게 특정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 코스 메뉴로 진행됩니다.  각 코스는 셰프의 설명과 함께 제공되어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주말 점심시간에 다녀왔는데, 가격은 디너와 동일했어요. 조금 더 가성비를 챙기시길 원하는 분은 평일 런치에 예약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마셔보는 북한 진달래 맥주

조금 아쉬운 점은 음료나 주류는 필수 주문을 해야했는데, 네네.. 어쩔 수 없죵.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안내 받은 자리에 착석해서 음료를 문했어요. 모든 인원이 착석하길 기다리는 동안 주문한 진달래 맥주가 먼저 나왔습니다. 북한에서 만든 맥주를 어떻게 공수해왔을까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패키지도 뭔가 중국스럽기도 하고, 한 모금 마신 맥주맛은 막 엄청 맛있다기보다는 음 이런 맥주가 있구나 싶은 맛이었어요.
 
 
 
 
 
 

(내가 아는 그 잡채가 아닌) 원산 잡채

디귿자로 된 테이블 안쪽에서는 셰프님과 서버분들이 분주히 코스 준비를 하고 계셨는데요. 처음 나온 메뉴는 함경도 원산 지역에서 유래했다 하여 원산잡채가 나왔습니다. 메뉴 소개에서 잡채라해서 우리가 아는 그 당면 잡채인줄 알았는데, 꼬들꼬들한 식감에 새콤한 맛을 내어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했어요. 
 
 
 

명란을 얹은 편육과 무침

 
안그래도 편육을 좋아하는데, 이것 또한 내가 알던 그 편육이 아니었어요. 탱글하니 씹는 맛도 좋았고 잡내가 없어서 넘 맛있었습니다. 고소하고 짭짤한 명란과 함께 먹으니 더 맛있더라구요!! 곁들임 채소까지 아주 맛잇는 한 입이었습니다.
 
 
 
 

명태퉁수매

명태퉁수매라고 이름도 생소한 음식이 나왔는데요, 따뜻한 육수와 함께 나오는 것이라 그런지 그릇 하나 하나를 토치로 데워주셨어요. 이런 세세함까지... 육수 위에는 대파 기름을 떨어뜨려 이쁘게 플레이팅을 해주십니다.
명태퉁수매는 알배추에 명태를 감싸서 조개 육수와 함께 먹는 음식이었는데요. 뭔가 컬러감이 하얘서 슴슴하고 싱거울 것 같이 생겼는데 생각보다 간도 잘 맞고 괜찮았어요. 건강한 맛...!
 
 

첫 번째 순대, 야채피순대

슥슥 잘라서 세 점씩 내어주시는 야채 피순대. 절임야채류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깔끔한 순대였어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순대를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접시에 양념에 대한 설명도 해주시는데요. 가장 오른쪽부터 영국 말돈지방에서 나는 깔끔한 짠맛이 특징인 말돈 소금, 서리태로 만든 강원도 토속 장인 까막장, 유월에만 잡힌다 하여 맛이 좋은 육젓, 가장 마지막으로 순대와 잘 어울리는 특징적인 장을 만들고 싶어 견과류, 꿀 등과 함께 만든 씨앗 쌈장이라고 해요. 각 순대마다 어떤 것이 잘 어울리는지 추천을 해주시는데 한 점은 추천해주시는대로 먹고 나머지 두 점은 내가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어요.
 
 

두 번째 순대, 백순대

백순대는 선지가 들어가지 않아 하얀색을 띄는 순대였어요.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선지가 들어간 순대를 선호하다보니 아 이런 순대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세 번째 순대, 아바이 순대

이건 다른 순대에 비해 다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아바이 순대예요. 막창에 찹쌀이 들어가 있어 쫀득한 식감으로 까막장이랑 먹으니 맛있었어요. 역시 막창 순대가 넘 맛있었지만 여의도에 저의 최애 아바이 순대집이 있어서 그런지 인생 순대!는 아니고 와 정말 깔끔하게 맛있는 아바이 순대라고 느꼈어요.
 
 
 

네 번째 순대, 오리순대

 
무쇠그릇?! 같은 데에 두고 토치로 직접 지지는 걸 보여주시는 오리순대예요. 이렇게 음식을 내올 때 마다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는데 오마카세라 가능한 쇼맨십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이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보는 것이 재밌었어요. 오리 순대는 항상 촉촉한 순대만 먹다가 겉이 바삭하게 구워진 순대를 먹으니 이것 나름 고소하고 맛있더라구요. 
 
 

다섯 번째, 소시지 같았던 양순대

 
이제 슬슬 배부르다 싶을 때 쯤에 뭔가 소시지와 닮은 듯한 양순대가 나왔어요. 이것두 속을 감싸고 있는 피가 색다른 식감이었고 함께 나오는 치미추리, 쯔란 등을 곁들여 먹으니 위를 조금 더 눌러주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ㅎ
 
 
 

하얀 눈이 내린 것과 같은 꼬치 구이, 설야멱적

 
"설야"는 "눈 내리는 밤"을 의미하며, 이 요리는 눈 덮인 밤을 형상화한 음식이라고 해요. 이 요리는 차가운 배를 갈아 올려 눈을 연상시키며, 고기와 배의 조화로운 맛을 강조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보는 앞에서 강판에 갈아주시니 보는 즐거움이 있는 디쉬였어요. 근데 막 엄청 새로운 맛은 아니고 맛있는 고기였어요.
 
 

드디어 마지막 코스 국밥

  

 

코스의 절반을 계속 순대만 먹으니 몇 피스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순대라도 더 먹을 수 없을 만큼 배불렀어요. 이제 그만!!! 싶을 때 마지막으로 나온 식사메뉴입니다.그런데 이게 또 너무 맛있어서 한 그릇 뚝딱 해버렸네용. 국물이 조미료 맛 없이 너무 맑고 깔끔해서 이 국밥 메뉴만 따로 팔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종의 최종, 최종 디저트

 

 기름진 내 위를 달래줄 후식이 마지막으로 나왔어요. 양갱 위에 올려진 돌돌 말린 대추도 참 귀엽네요. 오렌지도 상큼하니 마무리로 딱 좋았습니다. 과일은 그 때 그 때 달리지는 것 같아요.

 

 

어쨌든 순대를 7만원 가까이 하는 돈으로 먹는다고 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내가 언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순대를 먹어보겠나! 하는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순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색다른 순대 오마카세를 즐겨보세용!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길 16, 2층
영업시간: 평일 런치: 12:00-14:00, 평일 디너: 19:20-20:30
주말 런치: 12:30-14:00, 주말 디너:  1부 17:00-18:30 / 2부 19:30-21:00
휴무일: 매주 월요일
예약: 캐치테이블을 통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