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전통 음식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그리헨바이슬만큼 좋은 곳이 없죠. 베토벤과 모차르트 같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흔적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처음엔 저 성당처럼 보이는 건물이 식당인가? 생각했는데 그 옆에 좁은 폭으로 붙어있는 건물이었어요.
건물과 파라솔이 쳐진 곳의 사이로 들어가면 작은 길이 나있고, 초록초록한 담쟁이 식물로 둘러쌓인 간판이 보일거예요.
이쯤 서성이고 있으면 서버가 나와서 응대를 해주십니다.
이렇게 착석을 하고 메뉴보다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어요. 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오래된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 중세시대 같기도 하고..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줘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이제 막 오픈한 시간이라 사람들이 야외, 실내 모두 두어 팀 정도 있어 많지는 않았는데요, 덕분에 아주 편안한 응대를 받으며 여유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헨바이슬(Greifenstein) 메뉴 살펴보기 (슈니첼이 유명한데 굴라쉬를 먹어봄)
메뉴판을 딱 펼쳤는데 글자가 너무 빼곡해서 어떤 음식인지 선뜻 고를 수 없었어요.
뒤적뒤적 의미 없이 메뉴판을 넘기는 걸 보고 서버 분이 오셔서 QR을 찍으면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고 친절히 안내해주셨어요. QR을 딱 찍어보니 여러 언어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요, 중국어, 일본어는 있는데 한국어는 없지뭐예요... 아쉬운대로 영어버전으로 메뉴를 찬찬히 보았습니다.
학센처럼 보이는 셰프의 추천메뉴를 먹을까 고민했는데, 두 명이서 먹을 양인 것 같아서 우린 두 개 시키고 싶은데... 그렇다고 추천메뉴 포함 다른 걸 시키면 또 남길것 같아서 결정을 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리헨바이슬은 슈니첼 맛집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미 클라인 슈타이어마크에서 슈니첼을 먹어봐서 굳이 오스트리안 돈까스(?)를 또 먹고 싶진 않더라구요. (왠지 우리가 아는 그 맛일 것 같다며)
그치만 우리에게 닥친 선택장애 때문에 도무지 고를 수 없어 추천메뉴를 물었더니 굴라쉬를 추천해주셨어요. (오른쪽 사진) 우리가 아는 그 굴라쉬의 생김새가 아니라 이게 진짜 굴라쉬 맞아요? 물어봤더니 진짜 굴라쉬 맞다고 ㅎㅎㅎ 그래서 추천메뉴와 함께 상큼해보이는 훈제연어, 그리고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먼저 주문한 음료부터 나왔는데, 역시 생맥은 너무 맛있었어요.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줍니당
뒤이어 나온 음식들인데요.
스프와 같은 비주얼을 생각하며 굴라쉬를 시켰는데 확실히 오스트리아 굴라쉬와 헝가리의 굴라쉬가 다르더라구요.
오스트리아의 굴라쉬는 영락없는 갈비찜의 모습이었습니다. 맛은 단맛이 빠진 갈비찜 맛이었어요 ㅎㅎ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 고기 옆에 놓여있는 건 뭔지 궁금했는데, 그냥 빵 같은 거였어요. 마치 갈비찜을 밥위에 얹어먹는 느낌??!전 나름 괜찮게 먹었는데 함께 먹은 친구는 조금 실망스러운 맛이라며 아쉬워했어요. 사실 우리나라 갈비찜이 달콤짭짤하니 그런 맛을 기대하고 먹으면 물음표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그 다음 마리네이디드 스모크 연어. 사실 연어를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맥주와 함께 상큼한 소스가 뿌려진 아보카도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계산을 하고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있는 벽을 구경하고 싶어서 둘러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쿨하게 구경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사인이 있는 벽은 찾지 못해서 말그래도 식당을 둘러서 나와버린 거예요. 다시 들어가기도 좀 그래서 봤다 치는걸로 ㅋㅋㅋㅋ
굴라쉬+훈제연어+맥주와 음료 총 46.60 유로가 나왔습니다. 적당히 맛있게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가격대비 괜찮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후기에서 추천하던 셰프추천메뉴를 먹어볼 걸 조금 후회하긴 했지만 한 번쯤 오래된 식당에서 식사를 해본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앙커우어 인형 시계
점심식사를 다하고 카페에 가기 전에 들른 곳이에요.
건물과 건물 사이 위치하고 있는 앙커우어 인형의 시계입니다.
시간마다 움직이는 인형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정각마다 움직이는데, 안타깝게도 정각에서 10분이 지나 움직이는 걸 보지 못했어요 ㅠㅠ 다시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보자! 했는데 생각보다 다시 올 일이 안생기더라구요.
앙커우어 인형의 시계가 움직이는 걸 보고 싶으시면 정각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구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익숙한 맛을 먹고 싶어서 온 산토스 비덴
그리헨바이슬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 센트럴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니 저녁은 딱히 배가 고프지 않더라구요.
점심에 먹은 음식들이 너무 오스트리아st이라 한 번쯤 익숙한 맛을 먹고 싶었어요. 저녁 일정으로 까를 성당에서 열리는 사계연주를 들으러 가야해서 그 근처에 어떤 것을 먹을까 서치해보았습니다. 구글맵에서도 검색하고, 네이버에서도 검색하고.. 그래서 결정된 곳은 산토스 비덴 멕시칸 그릴 앤 바였어요.
외관은 그동안 갔던 가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서버가 자리를 안내해주는데 메뉴판을 펼쳐보았습니다. 뭔가 들어본 익숙한 메뉴들이라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소프트쉘로 3개가 제공되는 타코는 소고기로 선택했고 어니언링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음료는 홈메이드 레모네이드라고 쓰여있는데 종류가 몇 가지 되길래 그 중에서 라벤더 민트와 스트로베리 히비스커스를 시켜보았어요.
음식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오는 편이었습니다.
타코는 치즈가 녹아있는 또띠아에 큐브모양의 소고기들이 잔뜩 들어가있고 양 옆으로 뭔지 모를 초록색 크림들이 들어있었어요.
익숙한 맛이라 그런지 먹으면서 비엔나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젤 맛있다며ㅋㅋ 간도 적당했고 고기가 가득해서 은근 배가 불렀어요. 과카몰리를 듬뿍 발라 먹으니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어니언링은 양파가 달달하니 튀김옷이 너무 딱딱하지 않게 잘 튀겨낸 것 같았어요. 이것도 매콤한 소스랑 같이 곁들여 아는 맛이라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대했던 홈메이드 레모네이드는 나름 직접 만든 것?이라는 걸 어필하는 건지 시럽 병같은 곳에 담겨져 나왔고, 마치 와인처럼 서버가 직접 잔에 따라주셨어요. 제가 시킨 음료는 라벤더 민트였는데, 색깔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근데 이정도 보라색은 인공색소 아닐까요..? 라벤도에도 색이 있는게 맞는지 문득 궁금했습니다. 음료 맛은 뭔가 맹맹한거 같기도 하고 이게 레모네이드라고?! 물음표가 뜨게 되는 맛이었어요. 민트 잎이 통째로 들어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향이 강하지 않아서 그럭저럭 맛이 있다... 주문을 외며 마셨어요. 솔직한 마음으로는 단 음료를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맥주나 칵테일을 마실걸 조금 후회했습니다.
친구가 시킨 스트로베리 히비스커스도 엄청난 맛은 아니었다고 해요.
어쨌든 음료에서 약간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사람의 입맛은 다 다르니까요.
카를 성당 근처에 가시는데, 식사를 어떤 걸 해야할지 고민이시라면 여기도 한 번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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