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이 와인은 헝가리 북동부 토카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귀한 와인으로, 부다페스트는 토카이 와인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에요. 와인 전문 매장부터 관광객을 위한 와인 숍, 심지어 슈퍼마켓에서도 토카이 와인을 판매하고 있어요. 종류도 다양해서 여행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술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꼭 부다페스트 쇼핑템으로 고려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이번 부다페스트 여행에서는 토카이 와인을 직접 구매하고 맛본 경험과 꿀팁을 남겨보겠습니다. 🍷
토카이 와인이 뭐야?
토카이 와인은 귀부와인이라고도 하는데, 귀부?! 귀부인?!...귀하다? 뭐 그런 생각의 흐름으로 '음... 좋은 건가 보군' 생각했는데요. 사실 귀부와인은 귀부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해요. 그래서 귀부병은 또 뭐냐?? 곰팡이 치즈처럼 회색 곰팡이가 포도에 감염되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곰팡이는 일반적으로 작물에 해로운 것으로 여겨지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포도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그렇다면 또 궁금해지는 것이 왜 이 귀부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와인이 비싸냐... 싶어서 찾아보았는데요.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구구절절 썼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아래 박스 내용은 건너뛰시면 됩니다~
1. 병도 걸리기 까다로움
귀부병은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낮에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독특한 날씨에서만 발생해요. 이런 기후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귀부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을 수 있어요. 너무 습하면 포도가 썩어버리고, 너무 건조하면 귀부병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매년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죠. 그만큼 자연의 운에 달려 있는 생산 과정이기 때문에 귀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2. 손으로 한 땀(x) 한 알 한 알 따야 함
귀부 와인은 기계로 수확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귀부화된 포도는 일반 포도에 비해 훨씬 연약하고 달라붙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야 하죠. 포도 알마다 귀부화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수확 시기를 잘 판단해서 몇 차례에 걸쳐 적당한 시기에 수확해야 해요. 이 모든 과정이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죠.
3. 수확량도 낮은데 심지어 여러 차례 해야함
귀부화된 포도는 수분이 증발해 쭈글쭈글해지기 때문에, 수확량이 일반 포도에 비해 매우 낮아서 다른 와인에 비해 10-20%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귀부 와인 한 병을 생산하려면 엄청난 양의 포도가 필요해요. 이는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어디서, 어떻게 샀는지?
토카이와인 판매하는 곳은 일반 마트, 기념품샵, 그레이트마켓홀, 부다페스트 공항면세점이 일반적입니다.
그레이트마켓홀이 가장 싸다고는 하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된 와인이 없을 수 있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보기도 했고, 그레이트마켓홀을 갔을 때 그 뒤 일정 때문에 사지 않았어요.
SPAR 마트
저는 부다페스트에서 와인 구매가 가장 쉬운 SPAR 마트부터 갔는데요. 어느 매장이냐에 따라 취급하는 토카이와인의 종류가 다르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포장을 안해준다는거였어요... 물론 포장이 되느냐고 묻지도 않았지만... 아. 면세점 물건 사고 쌓여 있던 뽁뽁이 버리지 말걸.... 넘 후회했습니다. 저 로얄 블루 토카이, 아슈 6푸토뇨쉬가 11,499 포린트면 넘 싼건뎅...면세점보다도 훨씬 싼 가격이었어요.
저렴한 가격이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 날에 한 병 사서 호텔에서 국회의사당 야경을 보며 친구와 먹었습니다.
호텔 프론트에서 와인 따개를 빌려서 코르크를 뽑았는데, 코르크를 다시 끼울 수가 없어서 1/3 정도는 다 못먹고 버릴 수밖에 없었어요 ㅠㅠ 넘 아깝.... 암튼 저 토카이 아슈, 5푸토뇨쉬인 와인이 6,699포린트로 (약 27,000원) 진짜 너무 가격이 싸지 않나용..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매하실 분들은 꼭 뽁뽁이... 면세점에서버리지 말고 챙겨오세요
와인 전문샵, Champion Wine
마트에서 구경만 하다가 시음을 할 수 있다는 와인 전문샵으로 가보았어요. 챔피언 와인샵이었고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해주세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토카이 와인을 먹어보지 않아서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꼭 사야한다는 걸까 의문을 품으면서 샵으로 갔어요. 여기 주인 아저씨가 너무 친절하시게도 토카이와인 중에 괜찮은 와이너리에서 만든 걸 추천해주신다면서 두 가지 와인을 시음하게 해주셨어요.
Ferdinand Pinceszet이라는 와이너리에서 만든 싸모르드니와 아슈였는데요 참고로 토카이 싸모르드니(Tokaji Szamorodni)는 일반 포도와 귀부 포도를 섞어서 만들고 아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토카이 아수(Tokaji Aszú)는 100% 귀부병에 걸린 포도만을 사용해서 만든 와인 으로 푸토뇨쉬(Puttonyos)라는 단위로 당도를 표시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달콤한 와인입니다. 현재는 5푸토뇨쉬( 잔류 당분 120g/L 이상) 와 6 푸토뇨쉬(잔류 당분 150g/L 이상)만 아수로 인정된다고 해요.
먼저 싸모르드니를 시음해봤는데, 한 모금 머금었을 때 풍기는 향긋한 과일 향과 달콤한 꿀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지더라고요.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감도는 은은한 산미가 밸런스를 맞춰줘서 달콤하지만 절대 느끼하지 않은 맛이었어요. 싸모르드니도 너무 달콤한데? 너무 맛있는데? 싶었어요. 설탕의 단 맛과는 또 다른 상쾌한 단맛이었어요. 바로 아수도 시음을 해봤는데 싸모르드니보다 더 달더라구요. ㅎㅎㅎ 근데 아수는 너무 달아서 제 취향은 싸모르드니 인것으로...
가격도 너무 합리적이었습니다. 싸모르드니가 5000포린트 (약 2만원) 아수가 15000포린트(약 6만원) 마음 같아서는 두 병 다 사가고 싶었는데 비엔나에서 이미 캐리어가 터질듯 짐이 늘어났기 때문에 싸모르드니로 한 병 포장해달라고 했어요.
제가 캐리어에 넣어갈건데 터질까봐 걱정된다 했더니, 주인 아저씨께서 자기도 확답할 순 없지만 꼼꼼하게 포장해주겠다고 하셔서 뽁뽁이에다가, 와인박스까지 넣어서 이중으로 아주 꼼꼼하게 준비해주셨습니다.
기념품점
기념품샵에는 마트나 전문샵에 없었던 미니미니한 사이즈의 토카이와인을 팔고 있었어요. 마트에도 이런 작은 사이즈를 샀으면 전날 처럼 와인을 남기는 일은 없었을텐데 ㅠㅠ 하면서 아쉬워했어요. 어쨌든 기념품샵에서는 로얄 블루 토카이 5푸토뇨쉬 아슈 250ml 사이즈가 한 병에 10,350포린트(34.50유로)였어요.
부다페스트 공항 면세점
아... 너무 안타깝게도 이 날도 배낭을 이고 지고 양 손에도 캐리어에 다 넣지 못한 물건들과 택스리펀을 받으려면 물건을 보여줘야한다는 이야기에 짐이 잔뜩 손에 들려있어 면세점에서 토카이 와인을 찍지 못했어요. 로얄블루 토카이 아슈가 작은 사이즈로 두 병이 튼튼한 종이 패키지에 들어있었는데 사진을 찍은 게 없어 아쉬운대로 찍어본 면세점 영수증과 마시고 남은 토카이 빈병입니다.
로얄블루 아슈 5푸토뉴쉬 250ml 2병이 들어있는 한 세트를 샀는데, 14,455포린트 (36,99유로) 였어요. 한 병에 28,910원 정도인 셈! 기념품샵에서 같은 사이즈 1병이 10,350 포린트(약 41,400원)인걸 감안하면 면세점에서 사면 12,500원 정도가 싼거예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두 세트 살걸...
와인 겨우 사고 쓸데 없이 카메라에 찍혀있는 페퍼피그 인형 ㅋㅋㅋㅋㅋㅋ 이건 왜 찍었을까요.
부다페스트 공항 면세점 결제시 주의사항
제가 2만 포린트를 환전한 상태에서 5천 포린트는 챔피언 와인샵에서 쓰고 일부는 카페에서 원두를 사느라 1만 포린트가 조금 넘게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일부 포린트를 환전해서 와인을 사면 되겠다 해서 포린트를 환전하고 계산을 하려는데, ★공항 면세점에서 포린트는 only 현금만 된다는 거였어요!!! ★ 아니.... 카드에 있는 포린트는 쓸 수가 없다니 ㅠㅠ
급하게 유로로 다시 바꿔서 카드 결제를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환전한 포린트는 다 쓰고올걸 ㅠㅠ 넘 아쉬웠습니다.
혹시 남은 포린트는 면세점에서 써야지 했던 분들은 현금이 아니고 카드에 있는 돈이라면 꼭 이 점 고려해서 면세점 구매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요...
집에 돌아와 와인샵과 면세점에서 산 토카이 와인을 마시는데,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거닐던 추억이 함께 떠오르면서 다음번 부다페스트 여행에서는 토카이 와인을 더 많이 사 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달콤한 스타일의 술을 안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슈보다는 싸모르드니를 추천드려요. (이것도 굉장히 달다고 느껴질 거예요.) 여러분도 이 황금빛 유혹에 한 번 빠져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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